명랑신인(明朗神印), 명랑법사 이야기, 청색 구슬을 삼키는 태몽을 꾸고 태어난 법사, (어른들이 읽는 삼국유사)

 

 

<명랑의 신인종>

 

<금광사 본기>에 의하면 명랑법사는 신라에 태어나서 당나라에 들어가 도를 배웠다. 당나라에서 북쪽으로 돌아올 때에 해룡의 청에 의하여 용궁에 들어가 비법을 전해 받고, 그리고 황금 1천 냥(또는 1천근이라 함)을 시주 받아 지하를 잠행하여 본가의 우물 밑으로 솟아나왔다. 이에 그 집을 희사하여 절을 삼고 용왕이 시주한 황금으로 탑상을 장식하매 광채가 특이했다. 그래서 절 이름을 금광사(<승전>에는 금우사라 했는데 잘못임)라고 했다.

 

명랑은 법사의 이름이고 그의 자는 국육이다. 신라 사간(신라 관등 제8위인 사찬) 재량의 아들로서 어머니는 남간부인, 또는 법승랑이라 했는데 소판 무림의 여식 김 씨이다. 바로 자장율사의 누이동생이었다. 재량에겐 세 아들이 있었으니 맏아들은 국교대덕, 다음은 의안대덕, 명랑법사는 그 막내로서 어머니가 청색의 구슬을 삼킨 꿈을 꾸고서 잉태했던 것이다.

 

명랑법사는 선덕왕 즉위(632)년에 당나라로 건너갔다가 당 태종 9년, 즉 선덕왕 즉위 4(635)년에 본국으로 돌아왔다. 당 고종 19년, 즉 문무왕 즉위 8(668)년에 당나라의 장수 이적이 대군을 거느리고 신라와 연합하여 고구려를 별한 뒤, 나머지 군사들을 백제 땅에 머물러 두고 장차 신라를 쳐 없애려 하자 신라인들이 그 기미를 알아채고 군사를 내어 당병에 항거했다. 당 고종이 듣고서 크게 노하여 설방을 시켜 군사를 일으켜 신라를 공벌하려 했다. 문무왕이 듣고서 두려워하여 명랑법사를 초청해다 비법을 열어 당병의 내침을 물리치게 했다(이 사실은 ‘문무왕전’에 실려 있음). 이로 해서 명랑법사는 신인종의 개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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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태조(고려 태조를 일컬음)가 왕업을 시작할 때에 또한 해적들이 내침하여 소란을 피우므로 안혜, 낭융의 후예들인 광학, 대연 등 두 고승을 청해다 비법을 베풀어 해적들을 물리쳐 진압한 적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명랑법사의 계통이다. 때문에 법사를 합하여 위로 용수에 이르기까지 구조가 된다(‘본사기’에는 3사가 율조가 되었다고 했는데 알 수 없음).

 

그리고 태조는 현성사를 창건하여 일종의 근저로 삼았다.

 

신라 서울의 동남쪽 20여 리 지점에 원원사가 있는데 속전에 의하면 안혜, 남융, 광학, 대연의 네 대덕들이 김유신, 김의원, 길술종 들과 함께 발원하여 창건한 것이라 한다. 그리고 네 분의 대덕들의 유골이 모두 그 절의 동쪽 봉우리에 간수되어 있고, 이로 인해서 그곳을 ‘사령산 조사암’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이 속전에 따르면 안혜, 낭융, 광학, 대연의 네 대덕은 모두 신라때의 고승들이었던 것으로 된다. 그런데 돌백사의 주첩 주각에 기재된 것을 보면 경주 호장인 거천의 어머니는 아지녀이고, 아지녀의 어머니는 명주녀, 명주녀의 어머리는 적리녀, 이 적리녀의 아들 광학대덕과 대연(옛 이름은 ‘선희’임) 삼중 형제가 모두 신인종에 투신하여 후당의 명종 6년, 즉 태조14(931)년 태조를 따라 상경, 어가를 수행하며 분향기도 했고, 태조는 그 노고를 가상하여 두 형제의 부모의 기일보(‘보’는 후세의 ‘계’와 같은 것으로 일종의 재단임. 일정한 자본을 존치하고 그 이자로써 경비에 충당하는 것이니 여기 ‘기일보’는 제사 비용의 충당을 위한 ‘보’임)로서 전답 약간 결을 돌백사에 급여했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광학과 대연 두 사람은 성조(고려 태조를 일컬음)를 따라 입경한 분들이고, 안혜, 낭융 두 법사는 바로 김유신 등과 함께 원원사를 창건한 분들이다. 광학과 대연 두 사람의 유골은 원원사에 안치되었을 뿐이고 네 분의 대덕이 모두 원원사를 창건했거나, 또 모두 성조를 따라 온 것은 아니었다. 상고할 일이다.

 

- 끝 -

 

<<삼국유사>> 제5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