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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자장정률(慈藏定律), 자장 이야기, (어른들이 읽는 삼국유사)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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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 계율을 확정하다> - 1/3

 

대덕 자장은 성은 김씨, 신라 진골인 소판(3급 작명임) 무림의 아들이다.

 

그의 아버지는 높은 지위의 관직을 지냈으나 당초 자식이라곤 없었다. 이에 그는 삼보(, , )을 말함으로 곧 불교를 뜻함)에 귀심하여 천부관음께 나아가 자식 낳게 해주기를 축원했다.

 

만약 아들을 낳는다면 시주하여 법해의 진량이 되게 하겠나이다.”

 

그 어머니는 문득 꿈을 꾸었다. 별이 떨어져 품안으로 들어오는 꿈이다. 그 꿈을 꾸고 나서 임신을 하고, 그리고 자장을 낳았다. 그것은 석가모니의 탄강일과 같은 날이었다. 이름을 선종이라 했다.

 

선종랑, 즉 자장은 천품이 맑고 예지로왔으며 사량이 날로 풍부해지고 세속에 물들지 않았다. 일찍이 양친을 여의고는 세속의 번거로움이 싫어서 처자를 버리고 전원을 의사하여 원녕사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홀로 깊고 험한 산곡을 찾아들어 이리며 호랑이 같은 맹수들도 피하지 않고 고골관(‘고골은 죽은 사람의 뼈. ‘고골관, 즉 인생무상의 인생관임)을 닦았다. 간혹 조금 권태롭고 피로할 때가 없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조그만 집을 지어 가시나무로 바람벽 삼아 둘러막고는 나신으로 그 안에 앉아 움직이기만 하면 곧 가시에 찔리게끔 하는 한편 머리를 들보에 달아 매어 정신의 혼미함을 물리치곤 했다.

 

마침 나라에 재상 자리가 비었다. 문벌(신라에서는 관위가 그 출신 문벌에 의해 결정되었음)로 보아 자장이 그 후임자에 당하여 나라에서 여러 번 불렀으나 자장은 나아가지 않았다. 왕은 마침내 취임하지 않으면 곧 사형에 붙이리라고 엄명을 내렸다. 자장은 칙명을 듣고 말했다.

 

내 차라리 나를 지키고 하루를 살지언정 계를 깨뜨리고 100년을 살기에 원하지 않는다.”

 

이 말이 상달되어 왕은 결국 그의 출가를 허락했다. 이에 자장은 깊이 바위 사이에 숨어들었다. 한 톨의 밥도 먹질 못했다. 그때 이상한 새가 과일을 물고 와서 자장에게 공양했다. 자장은 그걸 취하여 먹었다. 그리고는 깜박, 천인이 와서 그에게 5계를 주는 꿈을 꾸었다. 그제야 자장은 비로소 산곡에서 나왔다. 각처의 남녀들이 그에게로 다투어 와서 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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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은 스스로 변지에 태어났음을 탄식하고 중원으로 가서 교화를 받기를 희망했다. 그리하여 그는 선덕여왕 즉위 5(636)(즉 정관 10년이다. 정관은 당나라 태종의 연호)에 조칙을 받아 그의 문인 승실 등 10여 명과 함께 당나라에 들어가 그곳 청량산으로 갔다. 그 산에는 문수보살의 소상이 있는데 그 나라 사람들 사이에 전해 오는 말에 의하면 제석천이 공장으로 데리고 와서 만든 것이라 한다.

 

자장은 그 문수상 앞에서 은밀한 감응을 기도했다. , 문수상이 그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범게(범어로 된 게)를 주었다. 꿈에서 깨어났으나 자장은 그 범게의 의미를 알 수가 없었다. 이튿날 아침이 되자 한 이상한 중이 와서 그 범게를 풀어 주었다(이미 황룡사편에 나옴). 그리고 그 중은, ‘비록 만교를 배운다 할지라도 이 게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고 자자에게 말해 주는 것이었다. 그 이상한 중은 또 가사와 사리 등을 자장에게 주었다. 그리고는 사라졌다.(자장사가 처음 이 사실을 숨겼기 때문에 당나라 <승전>에는 실리지 않았음).

 

자장은 자기가 이미 대성으로부터의 전수를 받았음을 알고 그제야 북대를 내려와 태화지에 다다랐다. 당나라 서울로 들어가니 당나라 태종은 칙사를 보내어 그를 위무하고 승광별원에 있게 하여 은총이 자못 두터웠다. 자장은 그런 번거로움이 싫어서 태종께 글을 올려 사뢰고는 종남산(당나라 서울 장안의 남산) 운제사의 동쪽 산록으로 들어가 바위에 의지하여 집을 짓고 거기서 3년을 있었다. 사람은 물론 신령들도 그곳에서 게를 받아갔으며 영묘한 감응이 날로 많아져 갔다. 말이 번잡해지겠으므로 그 사실들을 여기에 적지는 않겠다. 그 뒤 자장은 재차 당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또 당나라 황제에게서 위로를 받았다. 황제는 그에게 비단 200필을 하사하여 옷감으로 쓰게 했다.

 

- 다음 화에 계속 -

 

<<삼국유사>> 제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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