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왕의 도교 신봉에 보덕사는 암자를 옮김> - 2/2
개금은 왕에게 진언했다.
“솥에는 세 개의 발이 있고, 나라에는 삼교가 있는 법입니다. 제가 살펴보니 나라 안에 단지 유교, 불교만 있고 도교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라가 위태롭습니다.”
왕은 개금의 말을 그럴싸하게 여기고 당나라에 요청했더니 당 태종은 서달 등 도사 8명을 보내 주었다(<국사>에는 무덕 8년 을유에 사자를 당나라에 보내 불교와 도교를 구하니 당나라 황제가 이를 허락했다고 했다. 이에 의거해 본다면 양명이 갑술년에 죽어 이 땅에 환생했다면 그 나이가 겨우 10여 세인데, 재상의 직위로 왕을 설득하여 사자를 당나라에 보내어 도교를 요청했다 하므로 그 연월일에 반드시 어느 한 곳의 잘못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둘 다 기록해 둔다. 무덕 8년은 당나라 고조 8(625)년, 갑술년은 수나라 양제 10년, 즉 고구려 영양왕 즉위 25(614)년임).
왕은 기뻐하며 불교의 사찰을 도관으로 바꾸고 도사를 높여 유사의 위에 처하게 했다. 도사들은 국내를 돌아다니며 유명한 산천을 진압했다.
옛 평양성의 형세가 아직 흥왕의 여지가 충분함을 뜻하는 초승달 모양으로 되어 있는 것이 못마땅하여 그들은 남하의용을 수줄로부터 만월형의 성으로 덧쌓도록 했다. 그리고는 이름을 ‘용언성’이라 하고, 참(후일 어떤 징험으로 나타날 의미를 품은 어휘, 문구 따위)을 지어 ‘용언도’라 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곳에 있는 신령한 바위(속설에 도제암, 조천석이라고도 한다. 옛날에 성제가 이 바위를 타고 상제에게 조현했기 때문에 붙은 이름임)를 깨뜨려 버리기로 했다.
개금은 또 진언하여 나라의 동북에서 서남에로 장성을 쌓도록 했다(<삼국사기>에는 영류왕 14년 2월에 왕이 민중을 동원하여 장성을 쌓기 시작했는데, 동북의 부여성에서 동남쪽으로 바다에 이르기까지 1천여 리, 그리고 16년 만에 완공했다고 했음).
그때 남자는 모두 그 축성의 역사에 징용되고, 여자가 대신 농경을 했다. 공사는 16년 만에 끝났다.
보장왕대에 이르러 당 태종이 몸소 6군을 거느리고 쳐들어왔다. 그러나 불리하여 되돌아갔다.
당 고종 19년, 즉 보장왕 27(668)년에 우상유인궤와 대장군 이적과 그리고 신라의 김인문 등이 공격해 와서 나라를 멸하고 왕을 사로잡아 당나라로 데리고 갔다. 그러자 보장왕의 서자4(안승을 말하는 듯함)가 4천여 호를 데리고 신라로 투항했다.
요나라 도종 즉위 37년, 즉 선종(고려 제13대 왕) 8년에 승통우세(대각국사 의천. 의천은 고려 제11대 문종의 넷째 아들로 속명은 후임)가 고대산 경복사의 ‘비래방장에 와서 보덕 스님의 진영에 예를 드리고 시를 지은 것이 있다.
열반, 방등교(열반경의 교리와 방등경의 교리를 말한다. 방등경이란 <대승경전>의 총칭이다)는,
우리 스님께서 전수하셨던 것.
애석도 하구나, 방장을 날려 온 뒤
동명왕의 옛나라 위태로워졌네.
그런데 이 시의 발문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고구려의 보장왕은 도교에 미혹되어 불교를 믿지 않았다. 그러자 보덕 스님은 방을 날려 남쪽으로 이 산(고대산)에 왔다. 그 뒤 고구려의 마령에는 한 신인이 나타나 사람들에게 고하기를 너희 나라의 망한 날이 곧 닥쳤느니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사>의 기록과 부합되고, 나머지는 본전과 그리고 승천에 다 실려 있다.
보덕법사에게는 11인의 고제가 있었다.
그 가운데 무상화상은 제자 금취 등과 함께 금동사를 개창했고, 적멸과 의융 두 법사는 진구사를, 지수는 대승사를, 일승은 짐정, 대원 등과 함께 대원사를, 수정은 유마사를 사대는 계육 등과 함께 중대사를, 개원화상은 개원사를, 명덕은 연구사를 각각 개창했다. 그리고 개심과 보명도 역시 전기가 있는데 모두 본전과 같다.
찬한다.
석가의 도 왕양하여 바다련 듯 다함없어
백천이 모여들 듯 유교, 도교 복속해 오네.
우습다, 고구려왕은 수렁에 갇히고
와룡이 남명(와룡은 보덕사, 남명은 남해란 뜻이다. 보덕사는 고구려에서 남쪽 왕산주의 고대산으로 방장을 날려 옮겨 왔음)으로 옮겨 감을 살피지 못했네.
- 끝 -
<<삼국유사>> 제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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