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 신화. 1/3
고구려는 곧 졸본부여이다.
또한 지금의 화주 또는 성주 둥지라 하나 모두 잘못이다.
졸본주는 요동 방면에 있다.
국사 <고려본기>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고구려의 시조는 동명성제로서 그의 성은 고씨, 이름은 주몽이었다.
북부여의 해루부는 그의 재상 아란불의 꿈에서 받은 천제의 명령에 따라 그의 나라를 동부여로 옮겼다.
그 후 부루왕이 죽고 태자로 있던 금와가 왕이 되었다.
금와가 왕위에 오른 뒤, 어느 날 그는 태백산 남쪽에 있는 우발수 강가를 지나다 아리따운 한 젊은 여인을 만났다.
금와왕은 그 여인에게 다가가서 웬 여자인가를 물었다.
왕의 물음에 여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본시 물의 신 하백의 딸입니다. 이름은 유화(<동명왕>편의 주석에는 유화의 두 동생의 이름이 ‘선화’와 ‘위화’로 밝혀져 있음)라고 해요. 어느 화창한 날 동생들과 함께 나들이를 갔습니다. 그때 풍채가 늠름한 한 남자를 만났어요. 그는 자기가 천제의 아들 해모수라고 말했어요. 그는 저를 꾀어 웅신산 아래의 압록강 강가에 있는 어는 집 속으로 데리고 들어갔어요. 거기서 그는 저를 사통(<단군기>에는 ‘단군이 서하 하백의 딸과 친하여 이들을 낳아 이름을 부루라 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을 보면 해모수가 하백의 딸과 사통하여 주몽을 낳았다고 했다. <단군기>에 ‘아들을 낳아 이름을 부루라 했다.’고 했으니 부루와 주몽은 어머니가 다른 형제일 듯)하고, 그리고는 훌쩍 떠나가 버리고 영영 돌아오지 않고 있어요. 부모님은 저를 여간 꾸짖지 않았어요. 중매도 거치지 않고 함부로 낯선 남자에게 몸을 맡겼다고요. 그래서 저를 이곳에다 귀양 보낸 거랍니다.”
여인 유화의 고백을 듣고 금와왕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유화를 데리고 와서 으슥한 방에 가두었다.
그랬더니 이상하게도 그 으슥한 방 속에서 햇빛이 들어와 유화의 몸을 비추는 것이었다.
유화가 몸을 움직여 그 햇빛을 피하려면 햇빛은 또 따라와 그녀의 몸을 비추곤 했다.
그러더니 유화는 마침내 잉태하게 되었다.
다음 장에 계속 --
<<삼국유사>> 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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