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 신화. 2/3
얼마 후 유화는 닷되돌이 크기만 한 알 하나를 낳았다.
금와왕은 사람이 알을 낳은 것이 꺼림칙하여 그 알을 내다 버리기로 했다.
처음에는 그 알을 개, 돼지에게 던져 주어 보았다.
그러나 그 알을 먹으려 들지 않았다.
그래서 마소들이 다니는 길바닥에 내던져 보았다.
마소들도 그 알을 밟지 않고 피해 지나갔다.
다시 들판에다 갖다 버렸다.
이번에는 새와 또 짐승들이 내려와 그 알을 날개랑 몸으로 품어 주지 않겠는가.
왕은 하는 수 없이 그 알을 도로 가져다 깨뜨려 버리려 했다.
그러나 알은 깨어지지도 않았다.
결국 그 알은 어미 유화에게 되돌려 주었다.
어미 유화는 알을 포근히 품어서 따뜻하게 보호했다.
그 알에서 껍질을 벗기고 한 아기가 태어났다.
골격이며 외모부터가 영특하고 기이했다.
나이 겨우 7세에는 숙성하여 다른 아이들과는 달라 혼자서 활과 화살을 만들어 곧잘 쏘아댔는데 그것 또한 백발백중이었다.
그때 동부여국에서는 활 잘 쏘는 사람을 가리켜 ‘주몽’이라 불렀다.
그래서 그 아이를 주몽이라고 지었다.
금와왕에게는 일곱 왕자가 있었다.
그들은 항상 주몽과 함께 활쏘기, 말타기, 사냥 등 놀이를 같이 다녔다.
일곱 왕자 중 그 누구도 주몽의 재주를 당해 낼 수가 없었다.
주몽을 시기해 오던 태자 대소는 드디어 왕에게 아뢰었다.
“주몽은 본시 인간의 정기로 태어난 놈이 아닙니다. 만약 그를 없애 버리지 않으면 후환이 있을까 하옵니다.”
금와왕은 태자 대소의 말대로는 하지 않았으나 주몽을 말먹이 꾼으로 일하게 했다.
주몽은 앞으로 일어나 일에 이상한 예감을 느끼고 그 일에 대비하여 말의 품종이 좋고 나쁨을 식별하여, 품종이 좋은 준마는 일부러 먹이를 적게 주어 여위게 기르고, 미련한 말은 잘 먹여 살찌게 길러 놓았다.
아니나 다를까, 왕은 살찐 말은 자기가 타고 여읜 말은 주몽에게 주었다.
태자 대소 등 여러 왕자와 왕의 신하들이 장차 주몽을 해치기로 하니 그 낌새를 알아챈 주몽의 어머니 유화부인은 몰래 주몽에게 알려 주었다.
“이 나라 왕궁의 사람들이 장차 너를 해치려고 하는구나. 너만 한 재략으로 어디 간들 뜻을 이루지 못하랴. 곧 이곳을 벗어나 화를 면하도록 해라.”
그때 주몽에게 오이 등 세 사람(오이를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은 마리와 협부임)의 충실한 부하이자 믿음직스러운 벗이 있었다.
다음 장에 계속 --
<<삼국유사>> 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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