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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어른들이 읽는 삼국유사), 가락국기(駕洛國記), 수로왕 신화, 허왕후, 아유타국, 6가야 신화, 구지가, 가락국가의 흥망성쇠 -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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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 신화> - 2/8

 

즉위 2(43)년 봄 정월에 수로왕은 서울을 정해야겠다. 고 가궁의 남쪽 신답평(이는 고래의 한전으로서 새로 경작했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다. ’은 속자임)으로 나갔다. 사방으로 산악들을 바라보고 나서 왕은 신하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곳은 여뀌 잎사귀처럼 협소하구나. 그러나 지세는 빼어나서 가히 16나한(빈두로파라타(Pindola-bharadvaja)를 위시한 16존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들은 부처의 교칙을 받고 이 세상에 영주하며 중생을 제도한다고 함)이 머무를 만한 땅임직도 한데 하물며 하나에서 셋을 이루고 셋이서 일곱을 이루었던 칠성(일곱 가지 정지로서 진리를 조견한 이들을 일컬음)이 살았던 땅이 진실로 여기에 부합됨에랴. 토지를 개척하여 터전을 열어 놓고 보면 마침내 훌륭하게 되리라.”

 

그리고는 둘레 1,500보의 나성(외성)과 그리고 궁궐과 여러 관서의 청사와 무기고 및 창고를 건축할 터를 정한 뒤 환궁했다. 널리 국내의 장성, 인부와 장인들을 징용하여 그달(12년 봄 정월을 가리킴) 20일에 축성의 역사를 금양에서 시작하여 310일에 이르러 역사를 마쳤다. 궁궐이며 관서의 청사를 농한기를 이용하여 공사를 진행시켰는데 그해 시월에 시작하여 그 이듬해, 즉 왕 즉위 3(44)2월에 이르러 낙성을 보았다.

 

길일을 택하여 새로 지은 궁에 나아갔다. 그리고 만반의 정사를 정리하며 온갖 정무에 근면했다.

 

완하국이라는 나라의 함달왕의 왕비가 임신하여 낳은 알에서 깨어나온 탈해라는 자가 문득 바닷길을 따라 가락국으로 왔다. 그의 신장은 석자, 머리통의 둘레는 한 자였다. 탈해는 흔연히 수로왕의 궁궐로 들어갔다. 그리고 왕에게 말했다.

 

나는 왕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왔소이다.”

 

수로왕은 답했다.

 

하늘이 나를 명하여 왕위에 오르게 하여 나라 안을 태평케하고 하민들을 안락하게 하도록 했다. 그런데 감히 하늘의 명령을 어기고서 왕위를 줄 수 없으며 또 감히 우리나라 우리 백성들을 함부로 너에게 맡길 수도 없는 일이다.”

 

탈해는 제의했다.

 

그렇다면 서로의 재간으로써 승부를 결정하자.”

 

왕은 좋다고 응낙했다. 삽시간에 탈해는 한 마리의 매가 되었다. 그러자 수로왕은 독수리가 되었다. 탈해는 또 참새가 되었다. 왕은 그러자 새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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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에는 일순의 간극도 없었다. 탈해는 본으로 되돌아왔다. 수로왕 역시 본신으로 돌아왔다, 탈해는 마침내 굴복하고 말았다.

 

제가 술법을 다루는 마당에 독소리에 대해 매가, 새매에 대해 참새가 되었음에도 죽음을 면할 수 있었던 것은 성인의 그 죽이기를 싫어하는 인덕의 소치로 그렇게 되었나 봅니다. 제가 왕을 상대로 하여 왕위를 다툰다는 것은 진실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는 곧 인사를 드리고 나갔다. 탈해는 그 부근 교외의 나루로 나가 중국의 선박들이 항해해 오던 해로를 취하여 가려고 했다. 왕은 탈해가 체류하고 있다가 난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우려하여 급히 수군 500척을 내어 탈해를 쫓았다. 탈해는 달아나 신라의 경역으로 들어가 버리고 수군은 모두 되돌아왔다.

여기 이 기록에 실린 것은 신라의 것과 많이 다르다.

 

후한 광무제 24, 즉 수로왕 즉위7(48)727일이다. 9간들이 조알 차 와서 왕에게 진언했다.

 

대왕께서 강림하신 이래로 아직 좋은 배필을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들에게 있는 처녀 가운데서 절묘한 자를 뽑아 들여 배필로 삼도록 하십시오.”

 

왕은 답했다.

 

내가 이곳에 내려온 것은 천명이오. 나를 짝하여 왕후가 있게 됨도 또한 하늘의 명일 것이오. 그대들은 염려 마오.”

 

드디어 유천간에게 명하여 경편한 배와 그리고 준마를 끌고 망산도에 가서 기다리게 하고, 다시 신귀간에게 명하여 승점에 나아가 있게 했다(망산도는 가락국 서울 남방의 섬이요, 승점은 가락국 기내의 봉국임).

 

- 다음 화에 계속 -

 

<<삼국유사>> 제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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