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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어른들이 읽는 삼국유사),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 일본 땅의 왕이 된 신라인, 신라의 해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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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땅의 왕이 된 신라인>

 

동해, 그 바닷가에 연오랑, 세오녀 부부가 해초를 뜯고 고기를 잡으며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연오랑이 바다에 나가 해초를 따고 있는데 홀연히 전에 보이지 않던 바위(일설에는 바위가 아니라 고기라고도 함) 하나가 나타나 연오랑을 싣고서 난바다로 떠났다. 연오랑은 일본의 어느 해안에 닿았다.

그 나라 사람들은 바위에 실려 온 연오랑을 보고선 범상한 사람이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는 연오랑을 그 나라의 왕으로 만들었다.

 

세오녀는 해초를 따러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 것이 아무래도 이상하게 여겨졌다. 연오랑을 찾아 세오녀는 바닷가로 나갔다. 어느 한 바위 위에 남편의 신발이 놓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세오녀는 그 바위 위로 뛰어올랐다. 연오랑을 그렇게 했듯 바위는 또 세오녀를 싣고 난바다로 떠났다. 세오녀는 앞서 연오랑이 닿았던 일본의 바로 그 해안에 닿았다. 바위에 실려 온 세오녀를 보고 그 나라 사람들은 놀랍고 의아스러워 왕 연오에게 사실을 아뢰었다. 연오와 세오 부부는 다시 만났다. 그리고 세오는 귀비로 만들어졌다.

 

이때 신라에서는 까닭 모르게 해와 달이 빛을 일었다. 나라 안이 법석이었다. 왕의 물음에 일관(길흉 따위를 점치는 관원, 곧 점성관을 말함)은 다음과 같이 아뢰어 왔다.

 

우리나라에 내려와 있던 해와 달의 정기가 이제 일본으로 건너가 버렸기 때문에 이런 변괴가 생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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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일본으로 사신을 보내어 연오랑과 세오녀를 돌아오도록 타일렀다. 이미 그곳의 왕이 되어 있는 연오랑은 신라의 사신들에게 말했다.

 

내가 이 나라에 오게 된 것은 하늘이 그렇게 하도록 시킨 것이다. 이제 어찌 돌아갈 수야 있겠는가. 그러나 나의 아내에게는 그가 짠 가는 새 명주가 있다. 이것을 가져가서 하늘에 제사를 올리면 해와 달의 빛이 다시 회복되리라.”

 

신라의 사신들은 그 명주를 받아 돌아와 왕에게 사실을 아뢰었다. 왕은 곧 사신이 전하는 연오랑의 말대로 그 명주를 받쳐 들고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 그런 뒤, 해와 달의 빛은 옛날대로 회복되었다.

 

왕은 그 명주를 대궐 안의 곳간에다 간수하고 국보로 삼았다. 그리고는 그 곳간의 이름을 귀비고라 짓고 하늘에 제사 드렸던 그곳은 영일현’, 또는 도기야라 이름 했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이 즉위한 지 4년째 되던 해에 있었던 일이다.

 

<<삼국유사>> 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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