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삼복의 정의 (초복, 중복, 말복)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의 절기로 초복, 중복, 말복을 가리킴.
하지로부터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初伏), 넷째 경일을 중복(中伏), 입추 후 첫째 경일을 말복(末伏)이라 하며 이를 삼복(三伏) 혹은 삼경일(三庚日)이라 한다.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들기 때문에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린다.
이처럼 20일 만에 삼복이 들면 매복(每伏)이라고 한다.
하지만 말복은 입추 뒤에 오기 때문에 만일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이 되면 달을 건너 들었다 하여 월복(越伏)이라 한다.
삼복은 음력의 개념이 아닌 양력의 개념을 적용한 것이기 때문에 소서(양력 7월 8일 무렵)에서 처서(양력 8월 23일 무렵) 사이에 들게 된다.
24절기에 포함되지 않고 잡절기에 속한다
2. 삼복의 뜻
복날은 장차 일어나고자 하는 음기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이다.
복(伏)자는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으로, 가을철 금(金)의 기운이 대지로 내려오다가 아직 여름철의 더운 기운이 강렬하기 때문에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한다[屈伏]는 의미로, 여름의 더운 기운이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제압하여 굴복시켰다는 뜻이다.
곧 오행에서 여름은 불[火]에 속하고, 가을은 쇠[金]에 속하는데, “여름 불기운에 가을의 쇠 기운이 세 번 굴복한다.”라는 뜻으로 복종한다는 뜻의 복(伏)자를 써서 삼복이라 하였다.
천간(天干: 십간) 중 경일을 복날로 삼은 까닭은, 경(庚)은 속성상 약하고 오행으로 볼 때 금(金)이며, 계절로는 가을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금은 사계절 중 가을이기 때문에 금의 기운이 내장되어 있는 경일을 복날로 정해 더위를 극복하라는 뜻이다.
3. 삼복 때 먹었던 음식들
지금도 그렇지만 복날의 경우 열기가 폭염이 내리쬐는 기간 중에서도 더위가 심히 강하기 때문에 활동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농번기인 만큼 아무리 일 나가기 힘들어도 일은 해야 했고, 호환당할 염려도 있어 야간작업도 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체력 보충을 위해 고칼로리 영양식을 섭취할 필요가 있는데, 주로 선호된 것이 고기 요리, 그것도 수분 보충용으로 물기가 있고 열기를 돋게 하는 부재료를 이용한 국물 고기 요리를 주로 섭취했다.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때문에 복날만 되면 전혀 다른 장르의 식당들도 그날만큼은 복날 음식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복날에 대표적으로 먹는 것은 삼계탕이며, 이 외에 보신탕, 육개장, 민어, 장어, 추어탕, 설렁탕, 용봉탕, 전복죽, 흑염소 등의 각종 보양식을 먹는다.
또한 팥죽을 먹기도 하는데 귀신을 물리치고 더위를 물리친다는 의미를 가진다.
전통적으로 먹던 복날 보양식은 대부분 이열치열로 구성된 것이 특징.
육류를 풍성하게 섭취하기 힘들었던 옛날에는 증편, 주악, 백설기를 별식으로 해 먹기도 했다.
복날은 과거시절 영양섭취가 풍요롭지 못하던 시절에 그래도 더운 날인 만큼 기력보충을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것이 복날이다.
그 시기에 먹을 법한 특식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듯.
젊은 층이나 일부 기성세대의 경우 기력 보충이랍시고 더운 날에 굳이 땀 뻘뻘 흘리면서 뜨거운 걸 먹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간단하게 냉면 같은 시원한 음식을 찾는 사람도 많다.
삼계탕이 아니더라도 찜닭, 불닭, 닭도리탕, 치킨 등 닭고기 요리를 찾는 사람이 많은 건 변함이 없다.
4. 삼복날의 풍습
복날 각 지방에서는 술과 음식을 준비해 계곡이나 산을 찾아 하루를 즐겁게 보내며 더위를 잊었는데, 서울에서는 삼청동 성조우물물을 먹으며 계곡물에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하였다.
이날 부녀자들은 약수에 머리를 감으면 풍이 없어지고 부스럼이 낫는다고 하여 해마다 행하였는데, 이를 ‘물맞는다’라고 한다.
또한 일 년 중 가장 무더운 복날의 날씨가 벼를 자라게 한다.
그래서 벼는 복날마다 한 살씩 나이를 먹는다고 하여 초복은 벼가 한 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날 떡과 전을 장만하여 논에 가지고 가서 농사가 잘 되도록 비는데, 이를 복제(伏祭)라 한다.
5. 삼복의 날씨로 농사의 풍년을 기원
삼복 날씨로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한다.
삼복에 비가 오는 것을 삼복비라고 하는데, 전남에서는 복날의 비를 농사비라 하여 기다리며 부산에서도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한편, 강원도에서는 천둥이 치면 산과가 흉년이 든다고 여긴다.
또한 대추나무는 삼복 즈음에 열매를 맺는데, 이때 비가 오면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하여 “복날 비가 오면 보은 처녀가 운다.”라는 속담이 있다.
보은 지역은 대추 농사를 많이 짓는데, 복날 비가 오면 대추가 흉년이 들어 가계가 어려워지므로 시집가기 어려워진다는 말이다.
강원 지역에서는 주로 초복에 거미를 잡아 말려서 분말로 만들어 두며, 감기에 걸렸을 때 그 가루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