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태풍의 정의
태풍(颱風, typhoon)은 북서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의 통칭, 또는 이 저기압대의 이동에 따른 자연재해를 이른다.
보퍼트 풍력 계급 12등급에 속하는 맹렬한 바람을 뜻하기도 한다.
2. 태풍의 내용
국지적 난기류를 동반하는 적란운의 한 종류로,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크기가 큰 기상현상이다.
가끔 적란운의 특징인 천둥, 번개, 용오름, 우박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적란운과 달리, 상층에 온난 핵을 동반하고 한랭 이류의 개입 없이 저위도에서 활동하는 열대성 저기압의 특성상 눈 벽 부근(대류 밴드)에서 운정 고도가 높게 발달하는 적란운을 제외하면 천둥, 번개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무가 뽑혀 나갈 정도의 강풍과 함께 소나기와 비슷한 집중호우가 쏟아진다.
주로 한여름~초가을인 7월, 8월, 9월에 태풍이 자주 발생한다.
대한민국으로 향하는 태풍의 경우 대부분 일본으로 빠지거나, 제주도와 경상남도, 전라남도가 직접적인 피해를 자주 입는 편이다.
태풍은 전향력에 의해 진로가 시계방향으로 휘어 포물선의 형태를 그리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닿을만한 경로로 진입하는 태풍이라도 보통 위도 30~33도(항저우~제주도)에서 휘어지기 시작하며, 보통은 일본에 상륙하거나 경상남도 바닷가를 스쳐 지나가면서 동해로 나가 소멸한다.
위도 30~33도에서의 전향력을 이겨내고 북상을 계속하려면 그 정도로 태풍의 크기가 매우 크고 풍속이 매우 높아야 하는데, 그런 때에도 서해의 수심이 얕아서 대부분은 급격히 세력이 약해지며 소멸한다.
물론 1994년 태풍 엘리처럼 서해를 직진으로 통과해 만주에 상륙한 특이한 일도 있었다.
3. 태풍의 어디서부터 발생하는가?
적도 부근 열대 수렴대(ITCZ)의 몬순 기압골 내에서 생긴 파동이 점점 발달하면서 충분한 와도를 가져 곧 하층 순환이 만들어지고, 공기가 일점으로 수렴하면서 저기압성 순환으로 발달하거나, 편동풍 파동에 의한 기압골 동쪽의 상승효과로 저기압성 순환이 발달한다.
이렇게 발달한 저기압성 순환장은 열대 요란(Tropical Disturbance)이 되는데, 이 열대 요란이 성장하여 열대저기압(Tropical Depression)이 되고, 이 열대저기압이 마침내 최대풍속 18m/s에 이르는 순간, 비로소 태풍이 되면서, 각국은 감시를 시작한다.
이때, 국제(WMO) 기준으로 최대풍속 18m/s 이상 33m/s 미만은 열대폭풍(Tropical Storm)으로 분류되고, 33m/s 이상부터 SSHS에 따라 태풍으로 부르는 것이 맞지만,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 쪽에서는 열대 폭풍부터 그냥 공식적인 태풍이라고 친다.
4. 태풍의 이름은 어떻게 지을까?
1998년 12월, 필리핀에서 나타난 태풍위원회에서 태풍 명칭은 태풍이 발생하는 지역의 것을 써야 한다는 기조를 확립하면서 2000년부터는 태풍의 영향 반경에 있는 14개 지역(알파벳순으로 캄보디아, 중국, 북한, 홍콩, 일본, 라오스, 마카오, 말레이시아, 미크로네시아 연방, 필리핀, 대한민국, 태국, 미국, 베트남)으로 이루어진 태풍위원회에서 이름을 결정한다.
각 회원국에서 10개씩 제출한 140개 이름을 토대로 목록을 만들고, 태풍이 발생한 순서대로 일본 기상청이 이 목록을 참고하여 번호와 이름을 붙인다.
매년 초에 열리는 태풍위원회에서는 부적합한 이름을 목록에서 빼고 새 이름을 정한다.
큰 피해를 준 태풍의 이름이 주로 제명되지만, 다른 이유로 빠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하누만'은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신의 이름과 같다는 이유로 제명되었으며 '비센티'는 북동 태평양의 허리케인 이름 목록에도 있어서 태풍 이름에서 빠졌고, '소나무'는 쓰나미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교체되었다.
제명된 이름 대신 쓸 새 이름은 제명된 다음 해에 열리는 태풍위원회에서 정한다.
5. 언제부터 태풍에 이름을 붙였을까?
가장 처음 호주의 예보관들이 태풍에 이름을 붙였는데, 자신들이 싫어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부를 수 있게. 그러다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 공군과 해군에서 전 세계에 퍼져있는 미군을 위해 기상 정보를 제공하면서, 미국령 괌에 있는 미 합동태풍경보센터에서 이름을 붙였다.
처음 태풍의 이름을 지을 때 미국의 입김으로 영어권 명칭으로 작성했다는 루머가 떠돌기도 했는데, 미국 내부 자료를 타국에서 그대로 이용했기 때문에 당연히 영어권 이름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여자처럼 순해지라는 뜻에서 여성 이름만 붙였고, 일설에는 '기상 예보 담당관들의 아내 이름을 돌아가면서 붙였다'라고도 한다.
이후로 이러한 여성 이름이나 표현들이 성차별의 성격이라는 주장을 반영해서 1979년부터 남녀 명칭을 교대로 붙이기 시작했다.
남자 이름 중에서는 '어빙'이나 '팁' 등이 비교적 유명한 태풍이다.
6. 2003년도에 큰 피해를 준 태풍 ‘매미’
매미는 북한이 제시한 태풍명으로, 문자 그대로 곤충 매미를 뜻한다.
매미는 여수와 진주에 200~300mm 넘는 강수와 제주와 부산, 경남 해안 지역에 강풍과 해일로 큰 피해를 줬다.
특히 강풍은 대한민국 역사에 남을 정도였는데, 50m/s까지 견디게 설계되었다는 부산항의 크레인들이 줄줄이 쓰러지고(후에 부실시공이라는 것이 밝혀짐), 제주에서는 순간 최대 풍속 60m/s가 두 곳에서나 관측되어 3년 전 프라피룬이 세운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그러나 당시 풍속계의 측정 상한이 60m/s이었기에 실제로는 더욱 강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람들이 거리에서 바람에 휩쓸려 넘어지는 걸 볼 수 있었을 정도.